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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前공보처장관 유혁인씨

입력 | 1999-01-31 20:25:00


공보처장관을 지낸 유혁인(柳赫仁)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9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유전장관은 동아일보 정치부장을 거쳐 대통령 정무수석,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한국위원회 회장, 주 포르투갈대사, 한국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넉넉하고 소탈한 성격이었던 그에게는 ‘적’이 없었다.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이 10·26 만찬에서 “브라운미국 국무장관이 오기 전에 김영삼(金泳三)이를 잡아 들이려 했는데 유혁인이 말려서 취소했더니…. 원안대로 기소해야겠어”라고 말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그는 박전대통령과의 인연으로 71년 정무비서관이 된 뒤 유신을 거치면서도 야당인사들과 두터운 교분을 유지했다.

공직에 발을 들인 뒤 10·26후 1년여를 빼고 역대 정권에서 다양한 공직을 거친 것도 이런 덕을 쌓았기 때문.

경북 안동의 명문가 출신인 그는 한시에도 조예가 깊었다. 10여년간 고 김호길(金浩吉)전포항공대학장 등 학계 원로들과 함께 한시모임인 ‘난사(蘭史)’에 참여해 교분을 나누었다.

그는 94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두차례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말년에는 유선방송 사업의 초석을 놓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유족으로는 부인 허앙(許秧)씨와 아들 석춘(錫春·연세대교수), 석진(錫津·서강대교수)씨와 딸 석란(錫蘭)씨가 있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 02―3410―0912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