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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한진수/대중문화-일반문화 나누기

입력 | 1999-01-13 19:18:00


새해 지면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놓고 기자들은 지난 연말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해마다 가장 고심하는 일이기도 하다.

문화부의 경우 대중문화와 일반문화의 지면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도 매년 고심하는 대목중 하나다. 오래전부터 대개의 신문사에서는 문화부에서 맡고 있는 분야를 ‘대중문화’와 ‘일반문화’로 나눈다. 대중문화는 가요 연예 방송 영화를 말하고 일반문화에는 문학 출판 학술 종교 미술 음악(클래식) 연극 무용 국악 문화재 등이 포함된다.

‘대중문화’와 대칭되는 의미에서 ‘일반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문화’라는 말에는 ‘고급문화’ ‘엘리트문화’라는 뉘앙스가 있다. 그러나 연극이나 무용, 국악이나 미술이 왜 대중문화가 아닌지, 또 ‘대중’이라는 개념이 오늘날처럼 보편화된 상황에서 이런 식의 분류가 적절한지 의문이 생긴다. 그래서 ‘대중문화―일반문화’라는 용어 대신 ‘시청각문화―활자문화’ ‘공연문화―학술문화’라는 등의 분류를 해보려고 시도했지만 아직 어색하다.

개념의 재분류도 문제지만 더 큰 어려움은 지면의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 대중문화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10대를 포함한 20, 30대 이른바 영상세대의 취향에 맞추려면 대중문화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반문화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지식인층, 신문의 선도(先導)적 기능 등을 생각해 일반문화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과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아야 할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 문화부내에서도 팽팽하다.

물론 이같은 논란이 문화면만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 지면을 놓고 ‘고급지냐, 대중지냐’는 논란이 30여년전부터 있었다.

동아일보 사사(社史)에 따르면 1966년 7월5일 본사 정책회의의 결론은 “권위지의 본바탕을 지닌 채 상업지적인 대중성을 등한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고재욱(高在旭)사장은 첫째, 1차적으로 품위있는 신문을 제작하고 다음으로 팔리는 신문을 만든다. 둘째, 품위와 관계깊은 사건은 그때그때 상황을 보아 다루지만 품위있게 취급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 이듬해 2월에는 “항시 공정, 시시비비, 명랑,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신문을 만들도록 해야 하고 재미 내지 흥미 30%, 건전 70%의 비율로 해도 좋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그 후에도 논란은 계속됐고 1970년 2월 본사 정책회의는 “고급지적 방향을 견지하되 대중적이어야 한다. 대중적이라 함은 저속화를 뜻함이 아니고 난삽한 문제라도 독자가 찾고 바라는 기사라면 누구나 해득할 수 있도록 친밀감을 가지게 하는 내용의 보도를 뜻한다”고 정의를 내렸다.

이처럼 ‘대중지냐, 고급지냐’의 논란은 오래전부터 신문제작자들이 고심해온 문제이면서 아직까지 결론이 없는 화두다. 그러나 분명한 현상은 대부분의 신문이 빠른 시대적 변화를 타고 ‘고급지적’에서 ‘대중지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급지적 대중지’ ‘대중지적 고급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식의 용어도 사용되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 ‘대중지적’신문의 양태를 반영하는증좌다.그런흐름을 감안해 올해 문화면은 대중문화와 일반문화의 지면을 4대6 내지 5대5의 비율로 배분할까 한다.

한진수han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