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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환율개입 「초읽기」…추가하락땐 수출 타격

입력 | 1998-12-04 19:27:00


원화환율이 급속도로 떨어지자 외환시장에서는 “환율 하락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외환당국이 손을 써야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1천3백원대 밑으로 떨어진 원화환율은 불과 보름여만에 1천2백원선에 바짝 다가서 연중최저치(7월27일 1천2백9원)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당국과 딜러의 신경전〓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1천1백원대로 떨어지면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해 개입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외환딜러들도 4일중 외환당국이 환율하락을 막기위해 달러화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

한 외환딜러는 “당국과의 신경전으로 오늘 하루를 보냈다”며 “달러당 1천2백원선을 개입시점으로 당국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환율하락 배경〓‘엔화 강세, 달러화 약세’여파로 원화환율 급락(원화 강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화는 3일 유럽국가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는데도 불구하고 브라질 경제의 악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날 일본 도쿄시장에서 장중 한때 1백17엔대까지 하락했다.

또 외국인들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증권투자자금으로 6억1천만달러를 국내에 들여온데다 이달초 10억달러의 기업인수자금이 유입되는 등 달러화 공급이 많아진 때문.

▼환율하락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도이치은행의 신용석(申容錫)부장은 “아직까지 한국의 투자등급은 ‘정크본드’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환율의 급락은 외환시장 불안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이 1천1백원대로 하락할 경우 환차손 부담이 커진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증권투자를 유보할 수 있다는 것.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