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 우리는 행글라이딩을 타러간다’
인간새 행글라이딩(hanggliding). 천으로 만든 날개와 와이어, 파이프만으로 이루어진 가장 간단한 구조의 비행기.
행글라이딩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왔다. 시속 20∼30㎞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부는 10월말부터 4월까지는 행글라이딩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 여름은 바람이 느리고 장마와 태풍등 방해요인이 많아 행글라이딩보다는 또 다른 항공스포츠인 패러글라이딩을 많이 한다.
행글라이더는 원래 미우주항공국(NASA)작품. 최첨단 과학의 소산이라는 말이다. 1890년 독일인 오토 릴리엔탈이 최초의 행글라이더를 만들었지만 1950년대 미국 우주개발계획에 참여한 프란시스 로갈로박사가 우주선 회수방법으로 행글라이더를 개발, 오늘날의 행글라이더로 발전시켰다. 최근엔 로갈로형 외에 상승과 선회능력을 개선시킨 세미오픈형과 공중제비(loop), 장거리비행이 가능한 오픈형 글라이더도 널리 보급됐다.
생각보다 위험률도 적다. 미국 행글라이딩전문지 ‘행글라이딩’에 따르면 10만명당 사망률이 열기구 67명. 경비행기가 97명인데 반해 행글라이딩은 22명에 불과하다. 항공스포츠 중에서 사고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상해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인 위험직종 구분에서 행글라이딩은 2등급으로 등산이나 자동차경주(1등급)보다 위험도가 낮은것으로 분류된다.
안전하게 행글라이딩을 배우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동호인클럽을 찾기 보다는 공인스쿨에서 기초를 닦은 다음에 동호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는 세계항공연맹(FAI)가입국으로 대한항공협회 산하 활공협회에서 자격증 발급 등 제반업무를 관장한다. 활공협회가 공인한 행글라이딩 스쿨은 5곳이 있다.
행글라이딩 동호인클럽은 전국 20여개가 있으며 인하대 한국항공대 등 20여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다.
국산 행글라이더 가격은 대당 1백80만원에서 3백만원선. 여기에 비행복 고도계 풍속계등을 갖추면 4백만원대에 이르지만 공인스쿨과 클럽에서 장비를 빌려주기 때문에 일부러 구입할 필요는 없다. 스쿨에 따라 다르지만 입회비는 보통 20만원. 매월 교육및 장비사용료로 보통 5만원씩 내야한다.
매주 교육을 받을 경우 장비 분해조립부터 시작 4주째에 10m고지에서 첫 비행이 가능하다. 2개월정도 교육을 받으면 초급인 A자격증을 딸 수 있고 중급인 B자격은 6개월, 장기비행이 가능한 파일럿자격증은 1년정도 교육을 받으면 취득이 가능하다.
행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즐겨찾는 장소로는 경기도 광주군 모현면 백마산 매산리종합활공장과 강원 영월군 봉래산, 충북 단양의 두산과 전북 남원시 지리산 정령치 등이 있다.
한편 공군사관학교(0431―222―4392)는 7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영월군 봉래산에서 제13회 공군참모총장배 행글라이딩대회를 연다. 푸른 하늘에서 훨훨 날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대회참관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