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가 1일 벨기에 인터브루사와 50 대 50의 공동경영권을 갖는 합작사로 재탄생해 업계 정상탈환에 나섰다.
세계 4위의 맥주업체인 인터브루사는 3천5백억원을 투자해 OB맥주의 부채비율을 145%수준으로 낮춰 OB는 재무구조가 견실한 새회사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리해고없이 고용을 승계해 이번 합작사 설립은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이끌어내기까지 산고(産苦)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두산측 관계자들의 얘기.
올해초 OB맥주의 외자유치에 나선 협상팀은 우선 외국 언론보도를 통해 한국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인터브루사 대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과격하게 투쟁하는 것을 한국의 일상적 모습으로 인식하고 있던 외국인 주주들에게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이에 따라 협상팀은 우선 대주주 4명을 초청했다. 이들은 서울시내 관광도중 백화점이 붐비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으며 이를 놓치지 않고 설득해 이들의 생각을 돌리는데 성공했다는 것.
인터브루사는 또 OB맥주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면서 향후 10년 간의 사업계획 등 미래의 기업가치를 추산하는 작업도 요구해 협상팀을 당황하게 했다.
부동산 생산관리 경리 등 관련서류는 라면박스로 1백상자 분량에 달해 실무진은 밤샘작업을 밥먹듯했다는 후문.
오전 3∼4시에 을지로 두산본사 21층 회의실에서 인터브루사와 벌인 위성영상회의가 삼십여 차례였고 법률 검토에만 한국과 미국의 4개 법률회사에서 15명의 전담변호사가 투입됐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