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정부수립 50년사에서 최악의 정책실패로 김영삼(金泳三)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대응을 꼽았고 상대적으로 박정희(朴正熙)정부의 정책에 대해 매우 잘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아일보가 리서치 앤 리서치(R&R)와 공동으로 5백명의 여론선도층과 2천명의 일반인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일반인의 54.3%가 97년 IMF체제를 정부가 가장 잘못 대처한 사건이라고 답했고 여론선도층도 39.2%가 이에 동의했다.
두번째 정부의 대응 실책으로는 일반인과 여론선도층 모두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들었고 이어 △한국전쟁발발 △유신헌법제정 △5·16 △3선개헌 등이 지적됐다.
반면 정부가 가장 잘 대처한 사건으로는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새마을운동이 1,2위를 다퉜다. 일반인의 50.5%가 새마을운동, 여론선도층의 44.6%가 경제개발5개년계획이라고 답했다.
역대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 박정희정부는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분야에서도 매우 후한 점수를 얻었다. 일반인조사에서 박정희정부는 경제분야에서 90.3%, 정치분야에서 43.6%의 지지를 얻어 다른 정부를 압도했다. 여론선도층의 평가도 비슷했다. 박정희정부에 대해 10점만점에 경제 8.3점, 정치 4.5점을 매겼다. 이런 평가가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IMF 경제위기시대의 왜곡된 민심표출이며 현재의 정치권에 대한 냉소적 감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철희·공종식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