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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신풍속도⑩]『흙에 살리라』농어촌 U턴 급증

입력 | 1998-07-13 19:18:00


처가에 다녀오는 것을 빼면 농촌 생활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김모씨(45). 순수 서울토박이인 그가 최근 평생을 살아온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대기업 샐러리맨을 거쳐 제과점을 창업했다 지난해말 부도로 주저앉았다. ‘탈(脫)서울’은 그가 꺼낸 ‘비장의 승부수’. 그는 요즘 농업 관련 강좌를 수강하고 농업관련 서적을 뒤지며 서울을 떠날 준비에 한창이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 귀농 열차가 붐비고 있다. 눈물을 머금고 고향을 등졌던 60,70년대와는 상황이 딴판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농어업 분야 종사자는 2백67만3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2백45만7천여명)보다 20만명 이상 늘었다.

농어업 분야 종사자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80년이후 18년만의 일.

그동안 줄기만 했던 농어업 취업인구는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고개를 치켜 들었다. 올들어 매달 10만명 가까이 늘어나며 가파른 상승세.

전문가들은 IMF 삭풍이 몰고온 대규모 실직 사태가 귀농 행렬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최근 한 조사에선 성인남녀의 10%가 재취업(41%) 창업(31%)에 이어 귀농을 실직의 대책으로 꼽고 있다.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귀농 열차의 주요 손님이라는 것도 눈여겨봐야할 점. 1·4분기(1∼3월)중 농촌을 찾은 인구 가운데 59%가 30대 이하였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20대 이하도 무려 18%나 됐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