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는 세상의 티끌을 말끔히 씻어내려는듯 비가 내리는군요.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 너무 힘들지만 오늘 이렇게 축복의 비가 내리듯 저와 당신에게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당신이 그토록 하고 싶어한 공부인데…. “평생 공부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당신이 “공부하고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며 공부를 포기할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니 제 가슴도 찢어지는 듯해요. 나중에 당신이 미련이 남아 자퇴가 아닌 휴학계를 냈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또한번 울어야 했습니다.
당신. 해외근무 신청했다구요. 전 괜찮아요. 좀 힘들겠지요. 하지만 아이들 열심히 키우면서 극복해 낼 자신이 있어요. 제가 늘 그랬잖아요. 부부란 좋을 때만 부부가 아니라고. 그러니 걱정말고 힘내세요.전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 그럴 때마다 당신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그랬죠. 저도 당신이 외국 어디에 있든지 우리 가족과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여보. 사랑해요.
박인숙(경기 성남시 금광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