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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울산시장 후보 검증]

입력 | 1998-05-19 19:47:00


대규모 공단지역인 울산은 한나라당 심완구(沈完求)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소속 송철호(宋哲鎬)후보가 의외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 차화준(車和俊)후보와 국민신당 강정호(姜正昊)후보는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 한나라당 심완구후보 ▼

현직 울산시장으로 재선 국회의원 경력의 상도동계 정치인.

대학졸업 후 5년 동안 수협에 근무하다 71년 동향 선배인 최형우(崔炯佑)의원의 울산―울주지구당 조직부장으로 정계에 입문, 이듬해 최의원의 소개로 김영삼(金泳三)당시 신민당총재 보좌역으로 발탁돼 김전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신민당 돌풍이 거세게 불었던 85년 ‘2·12’총선 때 민한당 간판을 달고 울산―울주 선거구에서 최형우 당시 신민당부총재를 꺾고 금배지를 따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당선 직후 신민당에 입당, 상도동계로 복귀했다.

88년13대 총선때 재선에 성공했으나 92년 14대 총선때는 국민당 차수명(車秀明)후보에게 고배를 마셔 정부 산하단체인 한전 고문으로 잠시 ‘외도’했다.

95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기초단체였던 울산시장선거에 출마, 당선된 그는 97년 울산시민의 숙원이었던 광역시 승격이 실현되면서 자동으로 광역시장이 됐다.

지난해에는 암선고를 받고 2년간 투병해왔던 부인 홍길순씨가 숨지는 가정적 불행을 겪었다.

시장 재임 중 광역시 승격, 2002년 월드컵경기 유치, 신항만 착공 등을 실현시켰다는 점을 업적으로 꼽고 있다. 부지런하면서도 끈기있게 일을 추진한다는 평이나 원리원칙에 집착, 다소 독주하는 스타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 자민련 차화준후보 ▼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통. 17년 동안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면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입안하는 실무책임을 맡았으며 차관보까지 지냈다.

공직을 떠난 뒤 LG화재해상보험사장과 고려증권사장을 지내는 등 전문경영인 수업도 쌓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연차총회 정부대표와 한미경제협력회담 대표를 23번이나 맡은 국제통이다.

91년 민주당에 입당, 정계에 입문했으나 92년 총선에는 국민당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93년 민자당에 입당, 당적을 다시 바꿨고 96년 총선에서 낙선해 지난해말 국민신당에 합류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는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타는 등 잦은 당적 변경이 약점이다.

▼ 국민신당 강정호후보 ▼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사법고시에 합격한 자수성가형 인물.

지금은 온산공단이 들어선 울주군의 가난한 어촌가정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주경야독(晝耕夜讀),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지만 32세 때인 86년에야 만학도로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사법고시에 합격, 91년 울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다.

변호사로 입신한 뒤 공해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무료상담과 변론활동 등 지역 내에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95년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 무소속 송철호후보 ▼

공단지역인 울산에서 노동 인권변호사로 통한다.

대학 재학 때 유신반대투쟁에 참여했으며 87년 6·29선언 직후 노조민주화투쟁 당시 현대계열사의 사측 고문변호사였으나 노조측의 간절한 요청으로 구속노동자의 변론을 맡으면서 노동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어린 시절 사업에 실패한 부친이 작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친척에게 맡겨져 전북 익산에서 소년시절을 보냈다.

대학 졸업 후 울산 함월산 백양사에서 고시공부를 하면서 울산과 첫 인연을 맺었다. 고시합격 후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으나 절친한 선배의 권유에 따라 86년 울산으로 옮겨왔다.

96년 15대 총선때 울산 중구에서 민주당후보로 출마, 한나라당 중진의원인 김태호(金泰鎬)의원에게 2천6백표 차로 석패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동구와 현대자동차 노동자 밀집거주지역인 북구에서 심완구현시장을 앞서는 등 노동자와 서민층의 지지에 힘입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참신성이 두드러진 반면 뚜렷한 행정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