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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잔치]최희암-최부영감독 작전-근성 「대권게임」

입력 | 1998-02-03 07:02:00


이제 마지막 한고비만 남았다. 숨가쁘게 올라온 97∼98농구대잔치 남자부 결승고지. 앞으로 2승만 더하면 우승이다. 농구를 ‘가장 이변이 적은 경기’라고 한다. 그만큼 전력의 차이를 뒤엎기가 힘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농구에도 분명히 승부수는 있다. 미국대학농구의 저명한 코치 존 우든은 ‘농구에서 감독이 승부에서 차지하는 몫은 30%’라고 했다. 이 30%가 바로 변화무쌍한 작전이자 신출귀몰한 용병술이다. 연세대의 최희암감독, 그리고 경희대의 최부영감독. 이들은 4일부터 막이 오르는 결승전에서 ‘외나무 다리의 승부’를 벌여야 한다. “우승의 8분능선까지 올라왔다고 확신합니다. 맞수 고려대를 꺾은 기세를 몰아간다면 충분히 정상등극이 가능합니다.”(최희암 감독) “연세대 선수들은 체력이 우리보다 뒤집니다. 빠른 농구로 조상현의 외곽슛을 묶고 힘으로 서장훈을 밀어붙이면 승리는 우리 것입니다.”(최부영 감독) 농구코트에서 양감독은 모두 ‘승부사’로 불린다. 겉모습은 판이하다. 안경을 쓴 최희암감독은 차분하게 선수들을 이끄는 ‘지장’. 반면 거무튀튀한 얼굴의 최부영감독은 전후반 40분 내내 눈을 부라리는 ‘용장’이다. 열을 받으면 상의를 벗어 던지는 것도 그의 특기. 농구에서 벤치싸움은 ‘기’와 ‘수’의 대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기싸움에선 단연 최부영감독이 우위. 반면 경기를 읽고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 상대의 약점을 물고늘어지는 수싸움에선 최희암감독이 한 수 위다. 최희암감독은 최부영감독에 빚이 있다. 이번 대회 6강리그에서 경희대에 발목을 잡힌 것. 그가 경희대와의 결승대결을 갈망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서장훈이 이끄는 호화군단 연세대. 벌떼농구의 대명사 경희대. 그 ‘마지막 승부’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이제 그 대결이 시작된다. 〈최화경·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