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이 어찌 이리 간사한가. 한 사나흘 살을 에던 추위가 사그라지자 이렇게 살가울 수가 없다. 한치 앞을 모르는 마음의 변덕도 기실은, 몸의 조화였던가. 기상전문가들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어찌 천기(天氣)를 탓하랴. 춥다면서 ‘때고’ 덥다면서 ‘식히고’…, 인위(人爲)가 지나쳐 자연의 생체리듬을 깨뜨려 오지 않았던가. 사람 곁에선 무엇 하나 온전한 게 없다지만 우리네 삶의 둥지를 이렇듯 휘저어 놓아도 되는 건지. 낮 최고기온 영상 1∼7도,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3도∼영상4도. 하늘의 표정이 밝지 않다. 전국적으로 흐리고 곳곳에 눈 또는 비. 이제 삼한사온도 믿을 수 없는 세상. 이 스산한 가슴은 대체, 어디에 기대야 할꼬….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