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97년도 이제 저물어 간다. 국가적으로는 경제가 곤두박질친데다 대통령선거로 전국이 술렁거렸다. 개인적으로는 국가의 부도 이전에 이미 가정경제부터 부도가 났다. 무모하게도 남편이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밀려오기도 전에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이 변해버렸다. 우린 적어도 10년의 세월을 낭비한 셈이 됐다. 정말 힘들고 슬프고 어려운 한해였다. 빨리빨리 시간이 가서 이런 악몽 같은 날들을 잊어버리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해가 가기 전에 받은 두가지 선물이 이런 개인적인 시름을 단번에 희석해 주었다. 결혼기념일 이틀 전인 20일 이후 나는 다시 행복해졌다. 선물 가운데 한가지는 남편 회사에서 보내온 책이었다.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결혼기념일이 돌아오면 책을 보내오곤 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워낙 어려웠기에 감히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올해도 잊지 않고 보내왔기에 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제목의 값진 선물은 정말 닫혔던 내 마음을 활짝 열어주었다. 또 한가지는 남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었다. 나 몰래 사무실에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