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 한국인 의사 한영우(韓映愚·65)씨의 겨울맞이는 승용차 월동준비로부터 시작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겨울이 보통 9월말부터 이듬해 4월말까지 7개월이나 돼 승용차 월동준비는 필수적이다. 겨울철에 「윈터타이어」를 다는 것은 기본. 스웨덴의 윈터타이어는 한국의 스노타이어와는 다소 달라 타이어 표면에 스파이크를 부착한 타이어가 일반적이다. 차량의 속도와 노면의 미끄럼 정도에 따라 제동거리는 달라지지만 이 타이어를 달면 일반 타이어를 사용할 때보다 60% 정도 제동거리가 줄어든다. 냉각수가 얼지 않도록 부동액을 섞어주는 것은 물론 엔진오일 배터리 워셔액 등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눈이 많고 창이 어는 경우가 많아 이를 대비해 「눈긁개」를 갖고 다닌다. 이 눈긁개는 스웨덴 도로국에서 무료로 배포, 스웨덴 국민이면 누구나 하나 이상을 갖고 있다. 또 자동차 키를 꽂는 키홈이 얼어 붙었을 때에 대비, 미리 오일을 발라두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씨 차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배터리충전을 위한 점프선 △제설용 삽 △손전등 △소화기 △비상표시용 삼각대 등이 항상 들어있다. 한씨는 빙판길에서 큰 사고를 당할 뻔한 경험이 있다. 왕복2차로의 좁은 빙판길을 60㎞의 속도로 달리던 중 반대편에서 대형트럭이 중앙선을 침범, 한씨의 차쪽으로 달려왔다. 한씨는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그 순간 차는 빙그르르 돌며 오른쪽 개울에 빠졌다. 『사고순간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는 한씨는 『아무리 도로시설이 좋아도 결국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것은 운전자 자신의 안전운행의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씨는 한국전쟁 중 스웨덴군의 야전병원에서 통역을 맡은 것이 인연이 돼 53년 서울대 의대 본과1년때 단신으로 유학길에 오른 뒤 스웨덴에서 의사로 활동하면서 왕실과 외무부 주치의를 지냈다. 〈스톡홀름〓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