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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설문 통해본 막판판세]미풍에도 순위 『흔들』

입력 | 1997-12-16 20:38:00


대선일을 이틀 앞둔 16일까지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 등 주요 3당 후보 진영은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분위기였다. 표면적으로는 세 진영 모두 『반드시 승리한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내심으로는 「미풍(微風)」만 불어도 승패가 엇갈릴지 모른다는 불안과 기대감 때문에 속속 입수되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면서 어느 진영이랄 것도 없이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되뇌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끝내기 판세는 섣불리 당락을 예측하기 힘들만큼 불투명하다. 14일의 제3차 TV합동토론회 직후인 15일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일제히 실시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 대선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예측불허의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소간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체적인 「추세」 판독은 가능하다. 즉 거의 모든 여론조사결과 단순 지지도 수치에서 여전히 김대중후보가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이회창후보와의 오차범위 한계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여론조사결과를 기준으로 볼 때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표현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인제후보의 경우 더이상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나름대로의 「안정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지율 반등(反騰)의 여력이 전혀 없지 않음을 의미하기는 하나 여론조사결과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당선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폭의 반등이 전제돼야 할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또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여전히 두꺼움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선거 당일까지도 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의 「탄력성」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투표율도 유동적이다. 특히 세 후보 지지층의 투표참여의사 정도가 달라 실제 득표율의 유동성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 후보 진영 모두 최대의 승부처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을 꼽는다. 전체 유권자의 45.5%, 부동층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데다 정치적 「풍향(風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는 김후보가 다소 앞서고 인천 경기에서는 세 후보가 접전중인 것으로 나타난다. 대전 충청권은 요충지로 꼽힌다. 이 지역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경우 곧바로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바람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상으로는 이 지역에서도 세 후보가 접전중이다. 이회창후보와 이인제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부산 경남권은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름할 대표적인 전략지역으로 꼽힌다. 두 이후보의 각축양상에 따라 김후보의 당락도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호남권과 대구 경북권의 향배도 관심사다. 세 후보 진영은 호남권에는 아직 숨어있는 표가 꽤 있다고 본다. 여론조사결과 호남권에서 김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90% 안팎에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 경북권도 현재의 분위기에 비춰 이회창후보가 상당한 득표율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론조사결과 연령별로는 전체 유권자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20, 30대 젊은층에서는 김후보가, 50대 이상에서는 이회창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40대에서는 김후보와 이회창후보의 지지율이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인제후보의 경우 장년 노년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층에서 지지율이 높다. 성별로는 남자는 김후보, 여자는 이회창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관찰 포인트는 연령별 성별 부동층과 투표참여의사다. 부동층은 50대 이상과 여성 유권자에 많으나 투표참여의사는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강하고 남자보다 여자가 강하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부동층 비율은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10%선부터 25% 이상까지 폭이 크다. 세 후보 진영은 유효투표의 40%선을 당선권으로 잡는다. 또 1, 2위간 득표율차는 3% 포인트 정도로 예상한다. 실제 투표율은 각종 여론조사상 나타난 투표율보다 10%정도 낮은 75% 안팎으로 예상하고 현재 부동층 중 절반 가량은 결국 투표를 포기할 것으로 전망한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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