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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8/3후보 24시]이회창 후보

입력 | 1997-12-09 20:25:00


9일 새벽 5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후보는 숙소인 부산 코모도 호텔 1511호실에서 모닝콜 전화소리가 울리자 머뭇거림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호텔방에서 간단한 맨손체조와 세면을 마친 이후보는 침대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5분여간 기도와 명상을 한 뒤 객실로 배달된 조간신문을 훑어보면서 김우석(金右錫)수행비서, 코디네이터 노유숙씨, 전속분장사 김진경씨를 맞았다. 이때가 아침6시. 김비서와 노,김씨 등이 익숙한 솜씨로 이후보의 짐을 챙기고 머리를 매만지는 동안 이날 새벽 서울에서 내려온 남상우(南相祐)경제특보와 함께 경제관련 기자회견 문안과 예상질문 등을 검토했다. 오전 6시반, 호텔로비에 내려온 이후보를 신상우(辛相佑) 박관용(朴寬用) 김정수(金正秀) 김진재(金鎭載) 유흥수(柳興洙) 김형오(金炯旿) 박종웅(朴鍾雄) 김도언(金道彦) 김무성(金武星)의원 등 부산지역 의원들이 맞았다. 곧바로 이들과 함께 찾은 부산 공동어시장에선 2백여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회창」을 연호하고 있었고 이후보는 생선 경매관계자 상인 등과 악수를 나눴다. 어시장을 나온 시각은 오전 7시반. 다음 행선지는 중앙동 전철역. 인사를 나눌 출근길 시민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자 유세버스를 돌려 지하철 부산역으로 갔으나 역시 허탕이었다. 동승한 부산의원들 사이에서 『왜 이렇지…』라는 곤혹스러운 탄식소리가 새나왔다. 오전 9시. 이후보는 경제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부산경찰 6기동대에 들른 뒤 오전의 첫 유세장인 덕천사거리로 옮겼다. 군중은 3백명 정도. 이후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도 안정, 둘째도 안정, 셋째도 안정』이라며 『국회의석 과반수의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다음 연설장소인 강서구청앞으로 달리던 중 김무성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후보님. 부산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그린벨트 해젭니다. 이 점을 강조하십시오』 그러나 강서구청앞에 가보니 청중들이 거의 없었다. 일행들 사이에서는 『그냥 지나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후보는 버스에서 내려 『그린벨트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외쳤다. 점심식사를 버스안에서 도시락으로 때운 이후보는 경남지역으로 달렸다. 진해 창원 창녕 함안 의령 산청으로 이어진 오후 유세에서 이후보는 『국민회의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내각제를 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꿔 5년짜리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국민신당의 이인제(李仁濟)후보가 나온 것은 김대중총재를 도와주는 것밖에 안된다』며 타당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경제난이 어느 곳보다 극심한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유세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측근들의 건의 때문이었다. 이날 이후보는 부산 경남지역의 열한군데에서 연설을 하는 강행군을 했다. 해가 저물자 이후보는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잠시 졸다가 앰풀형 목 보호제를 마시기도 했다. 숙소인 해인사 관광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9시. 그러나 이후보를 기다리는 일정은 휴식이 아니라 지역인사 접견과 참모회의였다. 자정이 다되도록 이후보 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았다. 〈부산〓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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