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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표순란/정치인만 탓하기보다 마음 가다듬을때

입력 | 1997-12-02 08:12:00


지난 일요일에는 생각지도 않은 놀이공원 무료입장권이 생겼다는 핑계로 온식구가 「소풍」의 기분을 만끽했다.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느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화사한 외식까지 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차 한잔을 옆에 놓고는 어린 시절 소풍가던 날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정말 이 세상에서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없던 날이었다. 평소에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용돈으로 주머니가 두둑했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과소비가 공개적으로 허용되던 날이었다. 요즘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들 난리다.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치인과 기업인을 욕한다. 물론 욕을 얻어먹어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게 어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의 잘못 뿐이겠는가. 우리들 역시 최근 몇년간 매일매일 소풍가는 기분으로 살아온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조금은 분에 넘치는 과소비가 허용되던 소풍날의 기분을 누구나 즐기려 하지는 않았는지.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때다. 소풍은 끝났다. 표순란(서울 서대문구 홍은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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