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을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금융계와 해외언론 등에서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최근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상승하는데도 외환당국의 방어에 한계가 있는 것은 외환보유고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에서 출발한다. 특히 한국 미국 일본 등 아태지역 15개국 경제차관들이 18∼19일 마닐라에서 역내 통화위기 대책을 논의하는 것을 배경으로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정경제원 실무진도 지난달 29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으면서 IMF 구제금융 등을 염두에 두고 「국제공조를 강화한다」는 문구를 초안에 넣었다가 부작용을 고려해 발표 직전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펄쩍뛰는 당국〓한국은행 관계자는 7일 『우리 외환시장이 아직은 구제금융을 요청할 만큼 다급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마닐라 차관회의에 참석하는 엄낙용(嚴洛鎔)재경원 차관보는 『마닐라회의에서 통화문제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부총리 초청차 사토구니오 IMF도쿄사무소장이 방한한 것을 두고 외신에서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사토소장은 도쿄사무소 개소기념심포지엄에 강경식(姜慶植)부총리를 초청하려고 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쓴다면 얼마나〓한국이 IMF로부터 빌려쓸 수 있는 돈(스탠바이 어래인지먼트)은 IMF 한국 쿼터의 3배인 30억 달러선. 그러나 최근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자국 쿼터의 5배가 넘는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상황에 따라선 그 이상을 받을 수도 있다. ▼부작용〓IMF에 손을 벌리면 한국경제가 어렵다는 것과 정부의 대응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결과가 된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유형 무형의 신뢰도가 훼손된다. 또 IMF가 구제금융을 줄 때 강력한 금융시장개혁 산업구조조정 등 일종의 자구계획도 함께 요구, 경제운용 계획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