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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 물가상승 『비상』…油價-원자재등 인상예고

입력 | 1997-11-01 08:00:00


환율불안과 주가폭락으로 물가불안이 코앞의 문제로 닥쳤다. 한국은행이 계속 돈을 풀고 환율급등으로 수입가격이 오르면 물가상승은 불보듯 뻔하다. 자칫 「경기침체속의 물가상승(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가계 기업 정부의 살림이 한꺼번에 타격을 받게 됐다. ▼물가 비상〓한은의 한 관계자는 『환율급등으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은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환차손, 장기적으로는 물가』라고 말했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 유발효과에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한은특융과 기업의 현금차관 확대 등으로 인한 통화증발효과, 12월 대통령선거 등을 감안하면 물가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재정경제원은 10월중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4.2% 올랐으며 9월과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여기에는 최근의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압력 등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연간 경상수지는 2억6천만달러 개선되고 물가는 0.3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한달동안에만 5.25% 오른 것(원화 평가절하)을 감안하면 환율동향이 물가에 미치는 위력을 알 수 있다. 환율급등으로 인한 물가상승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게 마련이지만 벌써부터 들먹거릴 조짐을 보이는 항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1일부터 유류가격이 인상되고 초콜릿 과자류 등도 10∼32% 일제히 오른다. 커피는 최근 4∼5% 올라 4월이후 인상폭이 최고 17%에 달했다. 또 곡물과 기초원자재 등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취급하는 관련업계들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분위기를 탐색중이다. ▼빚독촉이 심해진다〓한은은 우리나라가 올해 갚아야 할 외채원리금 부담액이 작년말보다 5천억원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의 올해말 총외채는 작년말 1천47억달러보다 2백53억달러가 늘어난 1천3백억달러에 이를 전망. 올해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은 작년말 총외채 원금 5%(52억3천5백만달러)와 올해말 총외채의 이자 6%(78억달러·추정치)를 합쳐 1백30억달러선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작년말보다 14.2%나 급등, 올들어 연평균 환율은 현재 달러당 8백88.82원에 이르렀고 지금까지의 환율상승만으로도 원리금 상환부담이 작년말보다 5천8백16억원 가량 늘어난다. ▼궁해진 나라살림〓재정경제원은 올해 주식매각수입을 1조3천5백억원으로 잡아놓았지만 한국통신의 연내상장이 불가능해지면서 8천1백억원 정도가 부족하다고 울상이다. 재경원은 올해 세수가 3조5천억원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 이미 감액추경까지 끝내놓은 상황. 하지만 추가로 8천억원이 부족하게 되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재경원 예산실은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액 7백억원, 범칙금 추가수입 2천억∼3천억원, 낙찰차액 4천억∼5천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예산집행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 ▼공장설립 기피한다〓산업은행은 「환율변화가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전반적으로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하며 그효과도 12∼13년 정도 지속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입자본재 비용이 커져 투자를 위축시키고 수입원자재 가격도 올라가 설비투자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윤희상·임규진·천광암·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