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와 한길리서치의 여론조사는 신한국당이 제기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DJ)총재 비자금관리의혹의 피해자가 당사자인 김대중후보가 아니라 이회창(李會昌)후보일지도 모른다는 「역설(逆說)」의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응답자들의 절반 이상(58.9%)은 우선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비자금공방이 12월 대선에 「크게」 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비자금사건」으로 인한 두 후보의 피해는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김후보의 지지도가 내려갈 것이라는 응답은 47.5%였고 이후보의지지도가떨어질것이라는 응답은 44.3%였다. 특히 비자금사건이 있은 후 「지지후보를 바꿨다」고 밝힌 5.3%와 「바꿀까 한다」고 대답한 3.5%를 들여다보면 이후보의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지후보를 누구에서 누구로 바꿨느냐」는 질문에 「이후보에서 다른 후보로 바꿨다」는 응답은 40.9%였고 「김후보에서 다른 후보로 바꿨다」는 대답은 29.5%였다. 만약 「바꿀까 한다」는 사람들의 「후보바꾸기」 추세도 이와 비슷하다면 이후보와 김후보의 지지율은 비자금사건이후 각각 3.6%, 2.6% 가량 떨어지는 셈이다. 「DJ비자금사건」의 해법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비자금공방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묻는 질문에 「구정치 청산과 사회개혁 차원에서 바람직한 논쟁」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0.3%였으나 「선거 직전이란 점과 경제안정을 감안할 때 바람직하지 못한 논쟁」이라는 응답은 59.2%로 나타나 긍정적인 견해보다 부정적 의견이 훨씬 많았다. 또 17.6%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검찰수사여부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내에 진위여부를 조사해야 한다」(36.2%)보다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92년 대선자금문제와 형평을 맞추기 위해 다음 정권에서 처리해야 한다」(22.7%)거나 「여야 모두 정치적 관행에 따른 것이었으므로 수사할 필요가 없고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를 고쳐야 한다」(34.8%)는 견해가 더 많았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