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원정길에서 2경기 연속 역전패를 당해 벼랑끝에 몰린 삼성이 대구 홈에서 천신만고끝에 LG를 잡고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김상엽이 선발 역투를 펼치고 왼손 듀엣 이승엽 양준혁의 쌍포가 모처럼 불을 뿜은데 힘입어 끈질기게 추격전을 벌인 LG를 6대4로 뿌리쳤다. 쌍방울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혼자 2승을 따내 최고 수훈선수로 선정됐던 김상엽은 1회 제구력 불안으로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최고구속 1백48㎞의 위력적인 강속구와 1백20㎞대의 슬라이더, 1백10㎞대의 커브를 섞어던지며 7회까지 5안타 1실점으로 LG타선을 농락했다. 김상엽은 이로써 지난 93년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4연승을 내달리며 올 포스트시즌 3승무패에 방어율 1.13을 기록했다. 1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삼성은 곧이은 1회말 톱타자 최익성의 2루타와 유중일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의 기회를 잡은 뒤 이승엽의 왼쪽 2루타, 양준혁의 가운데 적시타로 1점씩을 올려 승리의 물꼬를 텄다. LG의 반격도 만만찮았다.LG는 2회초 선두 신국환이 김상엽의 가운데로 쏠린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왼쪽 1점홈런을 날리며 추격의 불을 지폈다. 그러나 삼성은 3회말 최익성이 LG 선발 손혁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제9구를 똑같은 코스로 날려보냈다. 삼성은 4회에는 선두 양준혁이 볼넷으로 나간 뒤 신형 대포 신동주와 김한수가 연속 2루타로 두점을 올려놓아 승부를 확정짓는 듯했다. 그러나 LG는 8회초 2사 1루에서 김태한을 상대로 김동수가 중간 담을 넘기는 2점홈런을 날리고 이병규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날린 뒤 바뀐 투수 박충식의 폭투로 홈을 밟아 한 점차까지 접근했다. 위기에 몰린 삼성은 곧이은 8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 황성관의 기습 번트안타로 천금같은 한 점을 보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구〓장환수·이 헌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대구·삼성 1승2패) LG 010 000 030=4 삼성 201 200 01×=6 승:김상엽(선발·1승) 세:변대수(9회·1세) 패:손혁(선발·1패) 홈:신국환(2회·1호)김동수(8회2점·2호·이상 LG)최익성(3회·1호·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