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연휴에도 대선주자들은 민심을 잡느라 쉴 틈이 없었다.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는 15일 오전 이해구(李海龜)정책위의장 등 당직자들과 함께 인천항 부두를 방문, 수출품을 싣느라 고향에 가지 못한 부두근로자 60여명의 노고를 위로했다. 16일에는 무궁화열차편으로 충남 예산 신양면의 조부모 묘소를 찾아 성묘한 뒤 예산지구당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연말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대표는 이날 저녁 상경, 곧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아 비상근무중인 경찰관들을 격려한 뒤 지하 구내식당에서 전, 의경들과 함께 저녁을 들었다. 이대표는 17일에는 아침 일찍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함께 북한산 등산을 다녀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3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체제 정비방안 등 향후 정국운영 구상에 골몰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수도권 전략지역인 인천 등을 방문한 뒤 추석연휴 후의 정국구상을 가다듬었다. 김총재는 13일 오후 인천에서 지역 인사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4일 오전에는 인천 답동성당에서 미사를 올리고 오후에는 장애인복지시설인 「명심원」을 방문했다. 15일 오후에는 경기 광주군에 있는 군 위안부출신 할머니 수용시설인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또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사고로 숨진 신기하(辛基夏)의원 집을 찾아 신의원의 두 아들을 위로했다. 김총재는 16일에는 일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밤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 묵으며 월말에 있을 TV토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은 추석이후 김총재는 경제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다른 후보들의 분주한 일정과는 달리 주변 인사들과 골프를 함께 하는 등 휴식을 취하며 정국구상에 몰두했다. 김총재는 14일 국민회의 김인곤(金仁坤)의원과 당내 호남출신인 김광수(金光洙)지대섭(池大燮)의원 등과 골프를 함께 했다. 15, 16일에는 가족들과 함께 지냈고 17일에는 강창희(姜昌熙)사무총장 이정무(李廷武)원내총무 등 당직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연휴동안 김총재를 만난 당직자들은 『김총재는 이번 추석연휴를 앞으로 전개될 「가변정국」에서 모종의 선택을 준비하기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삼은 듯하다』고 전했다. 한 당직자는 『정치적 화제는 거의 없었지만 어떤 결정을 하든 선택의 시간은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조순(趙淳)총재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 조총재는 핵심측근들과 봉천동 자택에서 잇따라 회의를 갖고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에 따른 정국의 변화, 당직개편과 대선기획단 구성 등도 논의했다. 조총재는 13일 1박2일간 일정으로 고향인 강릉을 방문, 선영을 찾았다. 곧이어 지난해 북한잠수함이 침투했던 지역의 해안 부대와 강동면에 있는 6.25민간인희생자 추모비를 참배하는 등 「안보대통령」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노력했다. 서울로 올라온 15일에는 지체부자유 어린이와 정신박약아가 살고 있는 서울 시립아동병원과 천사원을 연이어 방문, 「따뜻한 할아버지」의 인상을 심어주려 애썼다. 16,17일에는 자택을 찾은 당내외 인사들과 정국현안과 당직개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는 14일 경기 화성군 장안면 수천리에서 KBS의 「아침마당―대선후보와 함께」프로그램(18일 방영예정)에 내보낼 벼베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으로 대선후보로서의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15일에는 충남 논산의 선영을 찾아 부친의 묘에 성묘한 뒤 고향의 친지들을 찾아 인사했다. 이날 저녁에 서울로 올라와 곧바로 측근 인사 등을 잇따라 만나는 등 창당준비작업에 몰두했다. 16일에는 임진각 통일광장에서 열린 통일경모회 주최 제28회 「재북 부조(父祖) 합동 경모대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분단 반세기동안 실향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북 5도민과 가족들을 위로했다. 17일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회의를 갖고 대선에 대비한 진용을 짜느라 분주했다. 〈김재호·김정훈·이철희·정용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