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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김경달/서울대의 한총련 탈퇴 격론

입력 | 1997-09-11 20:43:00


『그저 당혹스러울 뿐입니다』 11일 오전 6시반. 전날 오후부터 15시간에 걸친 밤샘회의를 벌인 서울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한총련 탈퇴불가로 결정나자 총학생회측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단과대 학생회장 등 72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총학생회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총련 탈퇴여부를 묻는 총투표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된 것. 재학생 가운데 8백94명이 응답한 조사에서 60.1%가 「찬반투표를 실시, 반대의사가 높을 경우 한총련을 대체하는 새로운 연대체를 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치열한 격론 끝에 나타난 투표결과는 반대 52표, 찬성 4표, 기권 16표였다. 회의가 시작된 것은 10일 오후 3시반. 사회를 맡은 이석형총학생회장은 이날 회의의 최대안건인 한총련 탈퇴 논의를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그러나 부총학생회장이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총투표안 안건설명에 이어 반대의사를 가진 측에서 수정동의안을 제출, 난항을 예고했다. 저녁식사후 문화관 소강당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에 돌입했다. 그러나 회의장안에는 반대의 목소리만이 이어졌다. 『한총련 탈퇴가 능사일 수 없다. 학생운동의 분열을 낳고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 『외부의 강제적인 환경에 따라가선 안된다. 제도권의 요구에 맞춘 운동으로 전락할 위험성도 경계해야 한다』 『운동을 포기하자는 것인가』 『학생운동 탄압에 맞서야 한다』 등의 주장이 잇따르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총투표를 실시하자』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잦아들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는 일체의 한총련탈퇴 논의는 중단하고 학생운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한총련 탈퇴가 잇따르는 전국 대학가의 분위기는 물론 재학생들의 「여론」과도 엇갈린 결과다. 대의원들에게는 학생들의 「민의」도 아랑곳없었다.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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