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點字가 만든 아름다운 세상…장애인 편의시설 확산

입력 | 1997-07-30 08:04:00


시각장애인이 피자전문 외식업체인 (주)피자헛 매장에 가면 메뉴와 가격을 일일이 묻지 않고 피자를 시켜먹을 수 있다. 지난 15일부터 전국 1백60여개 매장에서 점자메뉴판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방의 사외보인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에서는 글자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이 누구의 도움없이도 재미있는 글들을 읽을 수 있도록 제작된 점자 사외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초 창간된 이 잡지는 희망하는 시각장애인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최근 장애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시설과 아이디어들이 확산되고 있다. 생활속에서 적은 비용과 아이디어로 장애인들의 불편을 줄이려는 일반인과 기업 등의 배려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지폐 앞쪽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권종구분표시」가 도입된 것은 지난 83년. 지폐 전면의 왼쪽 아래 부분에 1천원권의 경우 1개, 5천원권은 2개, 1만원권은 3개의 점자가 찍혀 있다. 이같은 아이디어는 외국보다도 빠른 것이라고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맥주용기에도 점자표기가 시작됐다. 진로의 카스맥주는 올해 초부터 캔 윗부분에 점자로 「카스맥주」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조선맥주의 하이트는 캔 윗부분과 신제품인 트위스트 캡 병의 목부분에 「맥주」라는 점자를 넣고 있다. 음료업체인 비락도 지난 4월부터 캔음료와 죽 등 자사 전제품의 캔뚜껑에 음료명을 점자로 넣고 있다. 점자엽서도 팔리고 있다. 종합문구사 모닝글로리에서 지난 4월 개발한 이 점자엽서는 보통엽서 위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에폭시 수지로 특수처리, 손으로 점자는 물론 디자인의 형태를 느낄 수 있게 한 것. 또 LG소프트가 최근 개발한 문서―음성변환시스템 「LG소리글」도 시각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LG소리글」은 PC로 전송돼온 전자우편을 컴퓨터신호음으로 확인한 후 전화를 통해 음성사서함에서 그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분당과 서울을 순환하는 고급좌석버스 1005―1(경기고속)은 지난 1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전자문자판을 부착했다. 지금까지 음성으로만 제공되던 정류장 안내를 운전석 옆 천장에 부착된 전자안내판을 통해 문자로도 제공하는 것이다. 전남 영광군에서는 올해 초부터 이동이 불편한 신체장애인을 위한 민원배달제를 운영하고 있다. 영광군내 읍면사무소에서는 장애인이 전화로 호적등본이나 주민등록등본 등 증명서류 발급을 요청하면 담당직원이 서류를 민원인에게 직접 전달하고 있다.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 강윤주교사는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장애인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문제에 대한 관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 이형용간사는 『장애인이 정상인과 같이 생각하고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하는 이같은 작은 노력들이 모여 진짜 선진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