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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어제오늘]인천 월미도,구한말 운양호사건 현장

입력 | 1997-07-21 07:55:00


인천이라고 하면 월미도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인천 중구 월미도는 피서철과 휴일에는 영종도로 향하는 승용차가 선착장까지 꼬리를 물고 늘어서고 관광객들의 시선을 끄는 행위예술가와 젊은이들의 거리공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처럼 낭만적인 구석이 있지만 월미도는 인천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구한말 일본군함 운양호는 월미도 앞바다에 닻을 내리고 개국을 강요했다. 일본 해군기지와 러시아 석탄창고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열강들의 치열한 세력다툼이 벌어졌던 곳도 월미도다. 나룻배로 건너야 했던 이 조그만 섬은 일제가 1922년 육지로 연결하는 길이 1㎞의 둑길을 조성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 이어 해수를 데운 공중목욕탕식의 「조탕」(潮湯)과 야외해수풀 야영지 식물원 등을 갖춘 임해유원지로 개발돼 일제시대에는 부산 해운대 원산 송도원과 함께 유명한 해안관광지로 각광을 받았다. 현재 군부대가 들어선 월미산에는 순환도로에 벚꽃길이 조성돼 연인들이 자주 찾았었다. 6.25때 인천상륙작전으로 월미도 시설물들은 포연속으로 사라졌고 80년대부터 횟집 위락시설 등이 많이 들어서서 이제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혼재한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인천시는 월미산 군부대 이전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월미도 일대를 해변관광지로 단장할 계획이다. 시는 바닷물에 손발을 담글 수 있도록 계단형 호안블록을 새로 설치하고 해변무대 전망탑 등을 건립하는 월미도관광지 조성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천〓박희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