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주자들의 언행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춘천에서는 강원도 푸대접론을, 대구에서는 박정희 전대통령을, 광주에서는 5.18사건을, 부산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을, 전주에서는 김성수 김병로선생을 극구 칭찬했다. 헐뜯고 욕하는 것보다 칭찬이 낫다. 그러나 국민은 그것이 진심에서 한 말인지 표를 얻기 위해 그 지방민에게 잘 보이려는 것인지 그 속뜻을 잘 알고 있다. 어느 후보의 경우 대구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경제영웅으로 추켜세우더니 이튿날 광주에 가서는 세기의 독재자라며 자기는 군사독재와 투쟁했다고 하루만에 말을 바꾸기도 했다. 후보들은 말로는 지역 할거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면서 가는 곳마다 그 고장이 자기의 제2고향이니 처가 고향 아니면 외가 고향이라면서 지역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인물이란 그 시대가 요청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창업시대(개발 개혁시대)와 수성시대(안정시대)에는 각각 그에 알맞은 인물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어떠한 인물이 필요한가. 창업과 수성을 겸비한, 국제 감각에 뛰어난, 경제 외교에 능숙하고 도덕성을 갖춘,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이라야 할 것이다. 정치인은 언행이 일치해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 식언(食言)과 교언영색(巧言令色)은 개인과 나라를 뒤엎는다고 했다. 선거에는 지더라도 말은 바꾸지 않기 바란다. 홍승걸(서울 마포구 성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