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계양경찰서는 2년동안 동네 상가 13채를 불태운 한 방화범을 구속했다. 방화범은 장사가 안돼 화가 난다고 상습적으로 불을 질렀다니 어이가 없다. 미치광이 짓이라고 치부해버리면 그만이나 체포된 경위가 색다르다. 연쇄방화가 저질러지고 있는데도 경찰이 범인을 잡아내지 못하자 한 주민이 자비로 감시카메라를 설치, 범인의 덜미를 잡은 것이다. 오죽 애가 탔으면 주민이 이렇게 직접 발벗고 나섰겠는가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이웃간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아파트가 늘어나고 각자의 하루하루가 바빠지면서 옆집 일은 관심 밖이다. 이웃집 유명 야구코치가 심장마비로 숨지고 처녀가 자살을 한지 며칠이 지나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요즘 세태다. 남의 일에 참견하기도 조심스럽고 간섭받기는 더욱 싫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은 이웃이 어째서 중요하고 좋은 이웃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를 절실히 깨닫고 있다. 서로 조금만 신경쓰면 살기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서양에서도 이웃에 대한 관심, 공동체의식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서구(西歐)사회에는 「네이버 워치」(이웃 감시)라는 것이 있다. 동네에 낯선 사람이 서성대면 지켜봤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알려주는 제도다. 직장에서 또는 여행 후 집에 돌아오면 이웃집 부인이 쪽지를 건네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저께 어떤 남자가 무슨 승용차를 타고와 당신 집을 살펴봤다」는 것 등이다. 관습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어느 동네에 가면 이 제도 가입 여부를 묻기도 한다. 이웃간의 친목까지는 아니라도 편의와 안전을 도모하는 「이웃 감시」는 반상회 등을 통해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