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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 영화 「접속」…컴퓨터 통한 사랑이야기

입력 | 1997-05-21 08:07:00


창밖에 깔린 어둠때문에 방안 모니터는 더 환하다. 전화선을 타고 넘어온 「메시지」는 깜박깜박 빛나는 커서를 통해 「대화」로 변한다.

## 여인2님이 입장하셨습니다 ##

수현〓동현씨 충고를 따르기로 했어요. 그 사람을 잊을 거예요(^_^).

동현〓(―_^)수현씨의 새로운 사랑을 기대하며….

친구의 애인을 짝사랑하며 괴로워하던 전도연(수현). PC통신에서 친해진 한석규(동현)의 충고대로 하겠다며 미소짓는다. 동현도 찡긋 윙크를 보낸다. 「사이버 공간」에 새로운 사랑이 움트는 것이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장윤현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촬영중인 영화 「접속」은 도시인들이 차가운 컴퓨터를 통해 엮어내는 따뜻한 사랑이야기다.

한석규와 전도연. 라디오PD 동현과 쇼핑호스트 수현으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PC통신을 통해 우연히 「대면」, 사랑을 나누게 된다. 날로 늘어가는 네티즌들의 사이버 대화법과 새로운 사랑법을 제시한 것이 이 영화의 새로움이다.

푸른 모니터위 깜박이는 글자들에서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다고 말하는 수현의 대사처럼 두 사람의 사랑의 감정은 컴퓨터를 넘나들며 무르익는다. 사랑의 밀어를 나누던 편지와 전화는 이제 자판기와 전화선, 모니터로 이어진 연결고리속에서 확장되고 있는 셈. 그러나 아직 가상현실에서의 사랑만으론 완성이 안된 것인가.

접속을 통해 서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인간애를 싹틔운 두 사람은 마침내 통신밖의 현실(Off―Line)에서 만나 사랑을 확인하는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이 부분에서 네티즌들은 『진정한 사이버사랑은 「접속된」 그 공간내에서 완성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이버시대의 암묵적 당위를 비판적으로 내세울지 모른다. 그러나 「접속」의 장윤환감독은 통신상(On―Line)에서의 사랑은 인간적 만남과 대화를 위한 과정과 방법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경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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