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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런티어]나우누리 「아이디어뱅크」시솝 임현우

입력 | 1997-05-20 09:12:00


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늘 따라다니기만 하는 생활.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 짜여진 하루하루. 1318군(群)은 자칫 꼭두각시군으로 전락하기 쉽다. 잠시 「누구나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다」고 외치는 한 중학생의 수첩을 뒤적여보자. 『아이디어는 가난한 자들의 것입니다. 자신의 가난과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발명이 이뤄진다는 뜻이죠. 또 아이디어는 생각하는 힘에서 생깁니다. 좀더 어떻게 생활이 나아질까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창조력은 강해지는 것입니다』(아이디어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 『아침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가장 좋을 때입니다. 아침은 연구의 시작이고 저녁은 연구의 정리와 종합을 하는 때죠』(아이디어를 생각하기 가장 좋을 때) 『아이디어는 항상 우리 주변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떠오르므로 즉시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링컨은 모자 속에 종이와 연필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기록해 그의 모자는 「움직이는 사무실」이었습니다. 격언에도 「총명(聰明)보다 둔필이 낫다」는 말이 있거든요』(생각이 떠오르면 기록하라) 수첩의 주인은 임현우군(청운중3년). 1남1녀중 막내. 수줍음을 타는 평범한 중학생이다. 하지만 그는 PC통신 나우누리 발명모임인 「아이디어 뱅크」를 이끌어나가는시솝(운영자)이다.이 모임은 회원수 1백20명을 자랑하는 꽤 「큰」 모임. 올해 나이 열네살. 초등학생만 가입하는 모임을 빼면 가장 나이 어린 시솝이다. 아이디어뱅크의 게시판에 그가 올린 발명 강의록을 보고 깜짝 놀라는 어른들이 많다. 14세 소년의 솜씨로는 결코 믿어지지 않을 정도. 이 글은 물론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다. 14년이 그만한 연륜을 쌓기에 충분한 세월도 아니다. 그의 강의록은 선인들과의 합작품이다. 발명에 관한 책, 각종 뉴스 신문 인터넷 PC통신이 모두 그의 보물창고다. 회원들에게 「알짜」 정보를 전해주기 위해 그는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 단지 글을 써서 올리는 데만 매일 1,2시간이 든다. 수업이 없는 공휴일에는 거의 온종일 통신과 씨름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떤 대가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좋아서 할 뿐이다. 「아이디어 뱅크」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9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 10명과 나우누리에서 함께 뭉쳤다. 모임의 취지는 「일상 생활에서 불편하다고 느낀 것을 고쳐보자」는 것. 모임이 만들어진 지 8개월 남짓. 회원수가 처음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아직은 눈으로 보여줄 만한 성과가 없어 걱정이다. 그는 『모임 내에 「발명연구회」라는 전문 소모임을 만들어 진짜 특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홍석민기자〉 [이런 반짝 아이디어 어때요] 임현우군이 추천한 「아이디어 뱅크」 회원들의 반짝 아이디어를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통화중 알려주는 전화기〓집에서 여자친구랑 막 전화하고 있는데 누가 수화기를 「덜컥」 드는 경우 있죠. 이런 경우는 지금 전화를 쓰는지 안쓰는지 몰라서 그런거죠. 전화가 사용중일 때는 각 방의 전화기에 작은 램프를 붙여 놓고 그 램프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하는 거예요.(ID:ck1996) ▼1.5라면〓요즘 나오는 라면은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부족한 감이 있다.(나만 그런가?)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1.5라면. 지금 나오는 라면에 50%를 더해 만들면 2개를 끓여서 남길 필요도 없구 좋네여(좋네요).(ID:achoo) ▼획기적인 무스〓무스에 야광 성분을 넣어서 파는 거예요. 그럼 극장 같은 데 들어갔을 때 머리 형체만 나타날 거 아니에요. 얼마나 재밌겠어요. 이거 특허감이다.(ID:cobrasos) ▼달콤한 립스틱〓앞으론 립스틱을 맛있게 만드는 겁니다. 딸기맛 사탕맛 초콜릿맛 이렇게 인체에 무해하게…. 그리하면 연인 사이가 더욱 뜨겁게 가열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ID:장세만세) ▼컴퓨터 겸용 난로〓넘(너무) 추우니까 별 생각을 다 하네요. 컴퓨터 스피커 같은 데서 따뜻한 공기가 나왔음 좋겠는데….(ID:saa9701) ▼악보 보여주는 기계〓피아노 치다 보면 악보 넘기기가 힘들죠? 그래서 악보 크기만한 컴퓨터 공책 같은 걸 만들어서 거기에 악보를 저장하고, 보고 치다가 컴퓨터 시스템 내부에서 음파를 탐지하고 한 페이지가 넘어가게 되면 화면이 바뀌게 되는 거죠. 다음에는 더욱 발전된 발명품을 소개하겠습니다. 꾸벅∼.(ID:hye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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