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온 용병들의 눈에 비친 한국최고의 농구선수는 누구일까. 프로원년 국내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용병들은 이 질문에 한결같이 한 선수를 지목했다. 전희철(24·대구 동양오리온스). 경복고 재학시절 이미 농구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대학진학 후에는 고려대중흥기를 이끌며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일찌감치 싹을 틔운 재목. 올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이 끝나고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한 그가 잠시 짬을 내 팬들을 만났다. 수많은 오빠부대를 제치고 만남의 행운을 잡은 열성팬은 갓 20대에 접어든 숙녀팬 안수경(20·인하대 2년) 김은정씨(21·모델). 여고때부터 팬이었다는 안씨는 「오빠」의 건강을 먼저 염려했다. 『경기도중 오빠가 부상하는 장면을 보면 가슴이 아팠어요.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힘들었을텐데 건강은 어때요?』 『성한 데가 별로 없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아직은 쌩쌩해요』 캐주얼복장에 짧게 친 머리를 시원하게 빗어넘긴 전희철은 대답도 거칠 것이 없다. 용병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본적인 의사교환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면서 『말이 안통하면 손짓발짓으로 해결한다』며 웃어넘겼다. 평소 구단사무실과 집으로 오는 팬레터는 매일 2백∼3백통. 시간이 없어 거의 답장을 하지 못한다는 솔직한 고백에 팬클럽회원인 안씨는 『이해한다』는 아량을 보였다. 짧은 만남 도중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쉴새없이 울려대 끈끈한 대인관계를 입증했다. 특히 경복고동기 우지원과의 통화에선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지 쉽사리 수화기를 놓지 않았다. 전희철은 만남의 말미에서 『올 하반기 대학원공부(고려대 대학원재학중)가 정리되는 대로 군에 입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했다. 〈이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