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대의 96학번 남학생이 18일 교내 중앙도서관 입구에 실명으로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참회성 대자보」를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이 학생은 대자보에서 『지난 1월말 심야 고속버스 안에서 앞자리에 앉은 D여대생이 잠든 틈을 타 여학생의 옆자리로 옮겨 두차례 몸을 더듬었다』고 고백하면서 『피해 여학생과 합의한 「성교육 2회, 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자원봉사」 등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학생은 성추행 당시 잠에서 깨어난 여학생에게 신분증을 빼앗겼고 피해 여학생이 서울대 총학생회에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 총학생회의 공론화 결정에 따라 이날 스스로 대자보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피해 여학생은 서울대 총학생회에 법적 조치보다는 학생자치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재발 방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며 학생회측은 진상을 파악한 뒤 여러차례 숙의를 거쳐 본인에게 「처벌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자보를 본 한 법대 대학원생이 「본인의 승낙이 있더라도 명예보호 차원에서 실명이 공개돼서는 안된다」며 메모지로 이름을 가리자 학생들 사이에서 실명표기 여부를 놓고 한 때 논란이 이는 등 작은 소동을 빚었다. 〈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