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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월드]덴마크 그룹 「블링크」한국서 더 인기

입력 | 1997-03-06 08:14:00


[허엽기자] 팝중에는 본토보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를 끄는 게 있다. 「California Dream in'」 「I Saw You Dancing」 「I.O.U」 등은 팝이지만 고운 선율감을 선호하는 한국팬들에게 쉽게 어필했다. 최근 방송에서 자주 나오는 덴마크 출신의 그룹 「블링크」의 데뷔곡 「Betty」도 그런 부류에 들어가는 노래다. 감미로운 선율감, 사랑을 호소하는 쉬운 가사 등이 「한국적 팝」의 조건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Betty」는 이미 2월 방송횟수순위에서 상위권을 기록했고 케이블 음악채널 m.net에서는 돌풍예고 신인을 뜻하는 「핫클립」으로 선정됐다. 이 노래는 영화 「베티 블루 37.2」의 여주인공 베아트리체 달을 동경한 서정적인 러브 발라드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30, 40여년전의 덜 세련된 사운드를 듣는 듯하지만 오히려 정감이 있다. 특히 덴마크에서는 여주인공의 관능미를 연상시킨다는 까닭으로 「에로틱 록」으로 불리기도 했다. 리더 토마스 네그린(38)은 『이번 앨범은 50년대의 사운드로 꾸몄다』며 『조용하고 아름다운 사운드는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84년 고국에서 데뷔한 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주목받았고 몇개의 밴드를 거친 후 93년 기타리스트 야콥 모스(29)를 비롯해 토비아스 폴팅(23·드럼) 소렌 보이가드(27·베이스) 등과 그룹을 결성했다. 신인에 불과한 이들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은 프로듀서가 플레밍 라스무센이라는 점. 세계적인 그룹 「메탈리카」의 프로듀서인 라스무센이 「블링크」의 첫음반에 가담한 게 눈에 띈다. 「블링크」는 라스무센의 기대에 걸맞게 「Betty」류의 러브 발라드만 노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Betty」를 제외하면 공격적이고 무거운 사운드를 가진 곡이 대부분이다. 이런 까닭에 국내팬들에게 「Betty」로만 알려진 「블링크」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