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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부도/그룹 분위기]『해체 초읽기』직원들 망연자실

입력 | 1997-01-30 20:09:00


[林奎振기자] 30일로 부도 일주일을 맞은 한보그룹은 그룹비서실과 홍보실이 일손을 놓는 등 사실상 그룹이 와해된 상황이다. 그룹회의실을 차지한 채권은행 자금관리단만이 분주하게 움직여 그룹해체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부도이후 그룹본부를 지켜오던 鄭瀚根(정한근)그룹부회장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재정본부는 재정팀이 이미 해체됐고 국제금융팀 주식관리팀 출납팀도 정상적인 업무를 못하고 있다. 대출과 자금관리를 총괄해온 재정팀은 金大成(김대성·상무)팀장이 지난 26일부터 연락을 끊고있다가 해외도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徐聖河(서성하)부장은 25일 싱가포르로 비밀리에 출국한 상태. 芮炳錫(예병석)차장은 26일자로 사표를 낸 뒤 연락이 끊겼다. 자금실무를 맡아온 예차장은 지난 95년부터 사의를 표명해왔고 지난해말엔 건강을 이유로 사직을 청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李明燮(이명섭)차장도 잠적중이어서 재정팀은 사원 2명만이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업무는 중단된 상태다. 재정팀 관계자는 『사채업자부터 은행까지 각계에서 수백통씩 전화가 오고 빚쟁이 수십명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정태수 불사조론」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어 관심. 이들은 『수서사건도 이겨낸 정총회장님이 이번 사건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재기에 기대를 걸기도. 정총회장은 모방송과의 인터뷰에 자신만만하게 대응, 직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도 했는데 어떤 직원은 『정총회장이 기업이나 직원들은 뒷전으로 한채 자신의 재산권에만 애착을 보여 크게 실망했다』고 소감을 피력. 정총회장이 30일오후 검찰에 소환되자 한보그룹 직원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TV방송을 지켜보면서 그룹의 장래를 걱정. 비서실 관계자는 『정총회장이 국가경제를 위해 기간산업에 과감히 투자한 점이 참작돼야 할 것』이라며 여론이 정총회장을 무조건 매도한다고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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