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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鍾求기자] 마릴린 먼로, 에펠탑, 역마차, 코끼리…. 채창운씨(51·신문총판업)가 소장하고 있는 술병의 모양은 정말 다양하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그가 성북동 집에 모아둔 희귀한 술병은 1천7백여개. 『30년전 수집을 시작하면서 술을 끊었어요. 괜찮은 물건이 보이면 술 한잔 마신 셈치고 사들이곤 했어요』 그의 수집벽은 끝이 없다. 전화기 3백50대, 수석 1천여점, 라디오와 라이터 각각 1백50여개…. 전화기는 1백17년전의 미국제를 비롯, 20여개국 제품이 망라돼 있다. 94년 한국통신이 세계 전화기전시회를 열었을 땐 그의 소장품을 빌려가기도 했다. 그가 직접 만든 전화기만도 50여대. 현미경 선풍기 운동화 가방 두꺼비상 등이 그의 손만 거치면 전화기로 둔갑한다. 물론 소리도 잘 들린다. 수석을 구하기 위해서 남한강변에 텐트를 치고 며칠씩 지내기도 했다. 호랑이 원숭이 오리 앵무새 탑 등을 빼닮은 돌이 선반위에 빼곡이 놓여있다. 라디오는 국내에 처음 보급된 모델부터 지우개 크기의 초소형 제품까지 각양각색이다. 모형 자동차와 탱크에서도 방송이 흘러나온다. 악기모양의 라이터는 너무 많아 서랍속에 쌓아놓을 정도. 모형자동차 핸들을 누르니 그 보닛에서도 불꽃이 올랐다. 이들 수집품은 큰 방 2개와 창고 벽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수집에 대한 열정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것은 신문스크랩. 인물별 주제별로 기사를 모은지 30여년. A4용지 크기의 파일이 3만여장이나 된다. 『그날 신문을 스크랩하지 않으면 잠이 안와요. 14세때부터 37년동안 신문총판업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지요. 나중에 언론박물관에 기증할 생각입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수집품을 보고 즐기기를 바란다. 지금은 서울 아크리스백화점에 희귀술병 5백여점을 전시중이다. 『관람은 무료예요. 취미로 모은 수집품이 돈으로 평가되는 게 싫거든요. 더구나 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