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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추기경 면담]與 「대화해결」 큰가닥 잡아

입력 | 1997-01-17 20:19:00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17일 金壽煥(김수환)추기경을 만나 시국수습방안을 협의한 것은 노동관계법 날치기처리와 노동계파업으로 이어진 「한랭(寒冷)시국」을 풀기 위한 대화분위기 조성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또 그동안 강경일변도였던 정부 여당의 시국대처가 대화쪽으로 방향을 돌렸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날 면담에서 김대통령은 통치권자로서 현시국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고 김추기경도 물리력이 아닌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건의하는 등 두사람 사이에 진솔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은 청와대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날 면담에 대해 尹汝雋(윤여준)청와대대변인은 『각계 원로와의 대화로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발표했고 李源宗(이원종)정무수석도 『현재로선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각계 원로와 연쇄적으로 가지는 대화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여권에서는 이날 대화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시국대처의 가닥을 잡게 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와 李洪九(이홍구)신한국당대표위원을 차례로 만나 노동계 파업에 따른 정부와 당의 대책을 보고받았다. 김대통령은 특히 이대표의 보고를 받고 16일의 이대표 연두기자회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다음주부터라도 여야대화를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하며 구체적 추진방안은 신한국당에 일임했다. 이같은 지시에 따라 신한국당의 徐淸源(서청원)원내총무와 辛卿植(신경식)정무장관 등이 즉각 3당3역회의 성사를 위한 대야접촉에 나섰다. 김대통령이 이날 노동법 재개정 반대 등 그동안의 강경입장 고수에서 여야대화에 무게를 실은 대목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대통령의 정국해법 수순이 국회에서의 여야대화재개에 이은 여야영수회담 수용으로 가닥을 잡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 야권이 3당3역회의를 거부하며 선(先)영수회담을 요구하는 등 넘어야 할 고비가 많지만 김대통령은 야권이 결국은 국회차원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는 듯하다. 이날 김추기경과의 면담도 현시국상황에 대한 솔직한 대화와 함께 여야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김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노동계 파업이 불법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파업사태가 노동법 개정 반대가 아니라 정권타도투쟁으로 변질됐다』면서 『김대통령은 이런 불법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예외없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국당이 이날 민노총의 조건부 TV토론 수용의사 표명에 대해 환영의사를 표시하면서도 『영장이 발부돼 법적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한 신변보장은 있을 수 없는 만큼 법적 문제가 있는 인사는 TV토론자가 될 수 없다』고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의 김추기경 면담으로 난국해법의 빗장이 열렸다. 이제 공은 야권과 노동계로 넘어갔다. 〈金東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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