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濟均 기자」 연두기자회견을 17일에서 16일로 앞당긴 신한국당 李洪九(이홍구)대표측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노동관계법 재개정 불가」 「영수회담 불용(不容)」 등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정면돌파방침 천명으로 대표가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노총이 14일부터 이틀동안 시한부 파업에 돌입하고 민주노총이 15일부터 전면파업 재개방침을 거듭 다짐하는 상황이어서 획기적인 시국수습책을 제시하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됐다. 이같은 사정때문에 이대표는 회견에서 파업문제외에 경제 안보 남북관계 등 국정전반에 걸쳐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표측은 파업사태 해법과 관련해서는 △노동법 재개정 불가 △영수회담 불용 △국회차원의 여야대화 촉구 △TV토론 등 이미 밝혔거나 여권방침으로 정해진 내용 외엔 이렇다할 묘안이 없어 고심중. 그러나 알맹이 없는 회견을 했을 경우 노동계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져 이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도 타격을 주지 않을까 이대표측은 우려하고 있다. 당지도부는 이대표회견을 하루 앞당긴 이유를 『노동계와 국민들에 대한 호소의 시급성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