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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백악관, 첫 핵우산 공동훈련했다

대통령실-백악관, 첫 핵우산 공동훈련했다

Posted May. 24, 2023 07:56,   

Updated May. 24, 202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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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운용 시뮬레이션(TTS) 훈련을 지난달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단계별 핵 도발 시나리오를 가정한 핵우산 대응 훈련을 한미 군 당국 간이 아닌 양국 최상위 조직이 주도해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확장억제(핵우산)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에서 도입을 명시한 TTS를 한미가 회담 전 실제 가동한 것이다.

2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주도한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운용 훈련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전 이뤄졌다. 대통령실에선 임기훈 국방비서관이 대표로 훈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TTS는 핵 위협-핵 사용 임박-핵 사용 등 북한의 단계별 핵 도발 시나리오를 가정해 한미 정부 관계자들이 이에 따라 구체화된 절차와 방법을 토의하고 이를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이다.

‘워싱턴 선언’에는 “한미 동맹은 핵 유사시 기획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간 새로운 범정부 도상 시뮬레이션을 도입했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과 구체성을 높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이런 논의를 위한 핵협의그룹(NCG) 창설에 합의해 운영을 준비 중이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11월 열린 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두 차례밖에 실시되지 않았던 군 당국 간 핵우산 운용 연습(TTX)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올해 2월 한미 국방부가 워싱턴에서 TTX를 진행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 이뤄진 이번 TTS는 핵우산 제공의 방식과 절차를 토의하는 기존 군 당국 간 TTX보다 참여 주체의 격이 높아지고 대응 범위가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돼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과정에 한미가 보다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범정부 연습인 만큼 실전 상황을 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TTX보다 실전 훈련에 가까운 시뮬레이션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상황을 고려해 기존 군 당국뿐만 아니라 여러 관계기관 간 연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과 백악관 등 미국의 핵우산 제공 관련 한미 간 정보 공유·위기 시 협의·공동 기획·공동 실행 등에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훈련이 향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신규진 newjin@donga.com ·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