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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Posted January. 28, 2023 07:42,   

Updated January. 28, 20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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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지났으니 이제는 새해의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어떤 이는 다이어트를, 다른 이는 금연을, 또 다른 이는 취업이나 승진을 계획하리라. 매년 거창한 새해 계획을 세워보았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첫날의 다짐이 성공보다는 실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더 크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찌 보면 새해 다짐이란 성공보다는 시도 그 자체를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시도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뜨끈해질 신년 계획은 없을까. 시도가 곧 행복인 새해의 목표는 없을까. 새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올해의 계획을 고민하는 이들이 계실까 봐 오늘의 시를 준비했다. 적어놓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계획. 이렇게 살아야 사는 거지 싶어 오래 기억하고 싶은 목표. 우리 마음속 위시리스트가 바로 이 시에 들어 있다.

집에 일찍 가서 밥 지어지는 냄새를 맡는다. 토끼 같은 아이들과 뒹굴면서 논다. 집에서 입는 옷은 허름해도 세상 편하다. 타인, 욕망, 상처에 끌려다니지 않고 그저 내가 나인 듯 존재하는 시간을 즐긴다. 이 얼마나 천국 같은 장면인지 모른다. 동시에 이 얼마나 맞이하기 어려운 시간인지 모른다. 여기에 거창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신년 계획이 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