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번 만큼 세금 내야”…‘8000피’ 달성에 다시 불붙은 금투세

“번 만큼 세금 내야”…‘8000피’ 달성에 다시 불붙은 금투세

Posted May. 30, 2026 08:28,   

Updated May. 30, 2026 08:28

“번 만큼 세금 내야”…‘8000피’ 달성에 다시 불붙은 금투세

올해 들어 코스피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8,000 선을 넘어서자 시행조차 되지 못하고 폐지된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논의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렀던 당시와 상황이 달라진 만큼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라, 정부와 정치권이 섣불리 건드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돈 버는 사람은 세금을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내서 역진적인 면이 있다”며 “언젠가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특정 종목 주식을 5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 지분을 가져 대주주로 분류되는 경우에만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이 대통령 발언은 실제 발생한 이익에 세금을 매겨야 조세 형평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금투세 재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신설돼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해 얻은 소득이 5000만 원을 넘는 경우 22.0∼27.5%(지방소득세 포함) 세금을 매기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들이 과세를 피해 증시를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022년 윤석열 정부는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했다. 당시 코스피는 2,000∼3,000대에 머무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결국 금투세는 여야 합의로 2024년 폐지됐다. 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낮춰 온 증권거래세율도 올해부터 2023년 수준으로 높아졌다.

금투세 재도입과 관련해 정부는 아직까지 구체적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여건이 충분히 조성된 시점에 검토할 과제”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증시 활황으로 증권거래세 수입이 크게 늘어난 점이 금투세 재도입 논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 3월까지 증권거래세는 2조8000억 원 걷혔다. 1년 전(8000억 원)보다 234.6% 늘었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 증권거래세 수입을 5조4000억 원으로 내다봤다가,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목표치를 10조6000억 원으로 높여 잡았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서 현행 과세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금투세 도입을 통한 세제 합리화 없이는 다른 세목 개편도 불가능하다”며 “청년층 등 소득이 높지 않은 계층에 면제에 가까운 혜택을 주고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이 나왔던 부분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세종=김수연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