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간) “내일(7일)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고, 불타게 하고, 폭발시키고,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일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6일 오후 8시에서 7일 오후 8시(미 동부 시간 기준, 한국 시간 8일 오전 9시)로 하루 늦췄다. 이를 확인한 동시에 이란과의 합의 불발 시 곧바로 집중 공격을 퍼부어 4시간 안에 이란 내 주요 민간 시설을 파괴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유예 시한이 끝난 뒤에는 이란의 주요 인프라가 초토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오후 8시까지 시간이 있다. 그 뒤엔 교량도, 발전소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며 “말 그대로 완전한 파괴”라고 했다.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은 군사 체계는 물론이고 산업, 통신, 행정 등 국가 운영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조치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 이란은 “망상에 빠진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고 반박했다. 또 “민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이 반복된다면 우리의 다음 공격 및 보복 작전 단계는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전방위 보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협상이 “잘되고 있다”며 합의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양측은 공격 유예를 불과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주요 협상 쟁점을 놓고 입장 차가 크다. 특히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큰 우선 순위”라고 못 박았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을 위한 새로운 ‘프로토콜(규정) 수립’을 요구하는 등 해협에 대한 통제를 유지하겠단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 등 중재국이 제시한 ‘선(先)휴전안’에 대해선 양측 모두 직접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제안에 대해 “중요한 진전”이라면서도 “충분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휴전이 아닌 ‘완전하고 영구적인 종전’ 요구가 담긴 공식 답변서를 파키스탄에 전달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이날 전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건 협상 시한 마지막까지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다만,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전쟁의 격화 및 장기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