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사진)가 후계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란 핵심 권력기관으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는 혁명수비대의 막후 실세로 평가받는 강경파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르면 이란의 반(反)미, 반이스라엘 기조가 이어지고,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YT에 따르면 이란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이날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는 방안을 심의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우려해 회의는 화상회의로 두 차례 진행됐고, 4일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최종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란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모즈타바가 3일 차기 지도자로 선출됐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어 발표 시점을 4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 부친의 후광을 입고 이란 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에서 실권자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강경파인 그가 권좌에 오르면 사실상 하메네이 정권의 연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친미 정권 수립을 기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 뒤 취재진에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이 일(이란 공격)을 한 뒤 이전 인물만큼 나쁜 누군가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가 (최고지도자로) 염두에 뒀던 그룹의 일부가 죽었고, 또 다른 그룹도 죽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 등은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회의가 열리는 장소를 폭격하며 모즈타바 집권을 견제했다고 전했다.
유근형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