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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메네이 제거… ‘힘의 시대’ 세계를 흔든다

美, 하메네이 제거… ‘힘의 시대’ 세계를 흔든다

Posted March. 02, 2026 09:02,   

Updated March. 02, 2026 09:02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신정국가 이란을 37년간 사실상 통치해 온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은 40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임시지도자 3인의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메네이의 사망 뒤에도 이란 전역을 향한 폭격을 지속하고, 이에 맞서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긴장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새해 벽두에 단행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압송에 이은 하메네이 제거 작전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압도적 군사력을 어떤 거리낌도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2기의 대외 노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국제법과 규범, 국내적 절차를 철저히 무시했다. 협상과 공습 사이에서 예측불허의 변덕으로 일관하면서 10∼15일의 협상 시한을 제시하고도 그 전에 폭격을 단행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세계 정세는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에 빠졌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인들을 향해 “나라를 되찾을 가장 위대한 기회”라고 ‘봉기’를 종용하며 정권 교체를 이란 내부의 몫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란 내 대안세력의 부재로 그 전망이 크지는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작전 목표가 뚜렷치 않아 향후 군사적 개입 수준과 범위에 따라 또 하나의 출구 없는 장기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난폭한 시대는 한반도 정세도 거세게 흔들어 놓을 것이다. 세계는 베네수엘라와 이란 그 다음 차례는 어디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핵보유국을 자처하는 북한이지만 그 예외일 수는 없다. 더욱 완강하게 핵 포기를 거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내미는 대화의 손짓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힘의 시대는 우리에게도 큰 과제다. 약육강식의 각자도생 시대일수록 자강과 동맹은 더욱 중요하다. 국방력 강화와 대비 태세에 소홀함이 없도록 다지는 한편 유일한 동맹 미국과의 동행 길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비록 ‘페이스메이커’라지만 자칫 구경꾼 신세가 되지 않도록 한반도 외교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실용 전략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