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우승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년엔 더 많은 기록을 깨보고 싶다”는 각오를 남겼다.
안세영은 올해 11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월드투어 도입(2018년) 이후 남녀부를 통틀어 단식 역대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또 단식 최고 승률(94.8%), 단식 최고 상금(100만3175달러·약 14억8570만 원) 등의 새 역사를 썼다. 화려한 피날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번 자신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안세영의 내년 시즌 첫 목표는 1월 7일 막을 올리는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 타이틀 방어다. 슈퍼 1000은 BWF 주관 대회 가운데 세계선수권대회 다음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4개 주요 대회를 뜻한다. 안세영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했지만 마지막 슈퍼 1000 대회인 중국오픈 준결승 도중 무릎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내년에는 BWF 월드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슈퍼 1000 대회를 모두 석권하겠다는 각오다.
이어 4월 7일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그랜드슬램’ 달성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2023년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제 대륙별 선수권대회에 해당하는 아시아선수권 정상만 차지하면 칼로리나 마린(32·스페인)에 이어 여자 단식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 그랜드슬램 기록을 남기게 된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박주봉(61) 김문수(61) 김동문(50) 등 세 명이 그랜드슬램에 성공했는데 전부 남자 복식에서 이룬 성과다.
9월 19일부터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타이틀 수성에 나선다. 안세영이 이번에도 우승하면 한국 단식 선수로는 남녀부를 통틀어 최초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루게 된다. 안세영은 “난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