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생중계 업무보고 중 “탈모도 병의 일부 아니냐”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검토를 주문했다. 일각에선 건보 적용 범위를 대통령의 즉흥 지시로 결정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에서 열린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가) 옛날에는 미용 문제라고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무한대 보장이 너무 재정적 부담이 크다면 횟수나 총액 제한을 하는 등 검토는 해보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유전적으로 생기는 탈모는 의학적 치료와 연관성이 떨어지기에 건보 급여 적용을 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속된 말로 대머리니까 안 해준다는 원리 같은데, 유전병도 유전에 의한 것 아니냐. 개념 정의의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해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당장 보험료만 내고 혜택을 못 받아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청년 소외감이 너무 커져서 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가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며 “국민이 국정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환단고기 언급’ ‘책갈피 외화 반출’ 등이 생중계돼 논란이 됐지만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선 “고위직의 경우 능력이 없는데도 연줄로 버티는 경우가 꽤 있다”며 “이런 사람들에 대한 감시나 징계, 문책이 너무 온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며 공직사회 기강 잡기를 이어갔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