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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총리? 헌법상 대통령제 보완형태로 총리 존재하는 것”

“책임총리? 헌법상 대통령제 보완형태로 총리 존재하는 것”

Posted August. 07, 2025 08:03,   

Updated August. 07, 2025 08:03

“책임총리? 헌법상 대통령제 보완형태로 총리 존재하는 것”

“저는 원래 책임총리라는 표현과 제도를 선호하지 않는다. 대통령제라는 원칙의 보완 형식으로 우리 헌법에 총리 제도가 존재하는 것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총리 김민석의 역할’에 대해 “현행 헌법하에서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역할이 맞다고 보고 근본적으로 ‘장관 중의 으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참모장’을 자처해온 김 총리는 실질적인 국정 운영의 주체와 책임은 총리가 아닌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총리 집무실에서 1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지난달 4일 취임한 김 총리는 한 달 소회로 “이제 조금 감이 잡혔다”며 “본격적으로 좀 달려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협상, 최선이자 의미 있는 결과”

―취임 직후 ‘새벽 총리’ ‘참모장’ ‘해설자’ 등 여러 역할을 언급했다.

“제 임무에 대해 설정을 한 것이다. 새벽 총리는 국민과의 관계에서 성실하게 상황을 보고 일찍 움직인다는 것, 참모장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얘기한 것, 상황본부장은 당정대 이런 차원에서 조율하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대통령께서 본인의 리더십 성격을 국가적인 의제 설정과 제기 쪽으로 최근에 선명하게 해가시는 것 같다. 이번 국무회의 공개와 산업재해 관련 문제 제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저한테 내치 집행은 총리가 최대 한도로 책임지고 하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도 남는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한 언급인가.

“다른 국가에 비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어진 시간 자체가 짧았고, 그걸 감안할 때 우리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상대적 열위에 처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이고 의미 있는 결과다. 다만 협상의 영향으로 허리띠가 조여지고 숨이 막히면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생길 테니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추가 협상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번 협상은) 미국 주도의 판이기 때문에 (미국이) 문제 제기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한 항상 게임의 판이 바뀔 수 있다. 또 이번 합의의 후속 합의라는 이름의 ‘블랭크’(빈칸)가 있는 합의다. 펀드 구성과 수익 구조 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영역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서면 합의가 아니여서 합의의 개방성 내지는 미지(未知)의 영역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긴장을 놓지 않고 계속 가야 한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거취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법률적인 어떤 시비가 있거나 공직 임용을 근본적으로 재고할 사유는 아니라고 본다. 논란에 대해 알고 있지만 (임용) 원천 불가 영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다. 최 처장 본인도 선을 지키면서 일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과거 언행을 가지고 또다시 거취 문제를 이야기할 단계는 지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야말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에 해당한다. 사면권은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다양한 고려 사항을 (이 대통령이) 생각하고 계실 것이다.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사안이니 누가 특별히 이야기를 보태는 게 의미가 있겠나.”

●“당정대는 공동 운명체… 긴밀한 소통이 기본”

―이 대통령과는 매주 월요일 주례보고회동 외에 어떻게 소통하고 있나.

“지난주에 보니까 (한 주에) 평균 3, 4번 용산을 가고 있다. 1시간 정도의 주례 회동 말고도 3, 4번 만날 때도 1시간 이상 얘기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지 편한 방식으로 제게 지시도 하시고 저도 보고를 드리곤 한다. 우리는 그런 소통을 이미 몇 년간 해온 경험이 축적돼 있다. 어떤 때에는 (대통령과) 꼭 일일이 안 맞춰도 사후에 보니 비슷한 판단과 비슷한 말을 했던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공무원들이 대통령실에 가서 보고한 뒤 저한테 와서 얘기했는데 대통령님하고 총리가 비슷한 얘기를 하시더라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이 당정대 일치를 강조하는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만나서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당정대 관계의 기본은 긴밀한 소통이다. 우리는 완전히 공동 운명체, 공동 책임체다. 정권을 창출한 세력은 끝까지 똘똘 뭉쳐서 가야 한다. 모든 이견을 조화시키고 국정이 성공해야 그 다음도 안정이 된다.”

―임기를 마무리할 때 어떤 총리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 사회에 정착해야 할 어떤 사회적 대화, 사회적 협약 그런 운영 원리에 청년 플랫폼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가 더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우리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 청년층의 참여를 더 높이고 그들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더 찾는 노력을 더 하려고 한다. 최근 시작한 ‘K-토론나라’를 통해서도 청년층이 바라보는 연금, 교육, 노동 문제 등을 다뤄 보고자 한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