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정투입’ 김 ‘감세’… 저성장 해법 안보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1일 경제 살리기 해법으로 적극적인 국채 발행과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기업 규제를 완화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자유주도성장’을 내세웠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제와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0%대 성장률’이 현실화되면서 차기 행정부의 최대 과제로 경제 활성화가 꼽히는 가운데 본보는 유권자들이 궁금해할 경제 살리기 해법에 대한 각 후보의 구상을 확인하기 위해 캠프에 질문을 보내 답변을 받거나 캠프 관계자를 취재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후보들의 구상에 대해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회복하고 글로벌 통상 전쟁 등의 여파로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경제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나라가 빚을 지면 안 된다는 건 무식한 소리”라며 국가 채무를 늘려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당시 다른 나라는 빚을 지면서 국민을 지원해줬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나라 살림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 등을 볼 때 국채 발행을 너무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추가 국채 발행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국가 재정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선별 지원하는 대신 규제 완화와 감세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며 “기업이 규제로 구속받지 않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후보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중심으로 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차 추경에서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다만 민주당이 생각하는 지역화폐 등 보편 지원이 아닌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선별 지원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자영업자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지자체 단위에서 정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소상공인에게 무리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규제를 해소해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결국 재정 투입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만한 재정을 증세 없이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할뿐더러 한국의 ‘저성장 장기화’는 단기간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