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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령관 “韓은 중국 앞의 항모… 주한미군 역할 확대해야”

美사령관 “韓은 중국 앞의 항모… 주한미군 역할 확대해야”

Posted May. 17, 2025 07:27,   

Updated May. 17, 2025 07:27

美사령관 “韓은 중국 앞의 항모… 주한미군 역할 확대해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사진)이 15일(현지 시간) “주한미군의 역할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 혹은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평가하며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 등 전략적 유연성에 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미국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광활한 인도태평양 에서 미군의 군사 작전을 어렵게 하는 ‘거리의 횡포(tyranny of distance)’를 극복하는 데 주한미군이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이 역내에서 군사적 팽창을 시도하는 북한, 러시아, 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고 어떤 충돌에서도 미국 고위급 지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한화오션이 최근 미 해군 수송함의 정비를 끝낸 것을 두고 “한국의 (군함) 생산·제조 시설과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이 미군이 인도태평양에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또 한미일 3국의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한미일 협력은 관행적으로 해야 하며 이를 막는 장애물 또한 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 데려올 수 있는 모든 동맹국 파트너와 함께 훈련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을 포함한 미국 전현직 고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는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 주최 세미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과의 광범위한 경쟁을 위해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의 유연성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점쳤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일라이 래트너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 역시 “한국이 북한에만 집중하지 않고 ‘소다자(mini lateral)’ 노력에 치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미 국방부가 새로 작성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점령 대응’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전 세계 미군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