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 전력인 5세대 스텔스전투기 F-35A를 군산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기존 4세대 전투기 F-16은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집중 배치하고, F-35A를 전북 군산에 새로 배치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고 대중국 견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구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27일 “미군은 F-35A를 군산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며 “우선 1개 비행대대(20대)를 배치하고, 추가로 1개 비행대대는 순환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 기간 미군 F-35A가 일시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적은 있지만, 비행대대 단위로 주한미군에 상시 배치된 적은 없다.
이는 주한미군의 전력 재배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군산기지(8전투비행단)와 오산기지(36전투비행단)에 분산 배치된 주한미군 제7공군의 F-16 전투기를 모두 오산기지로 옮기기로 한 것도 향후 F-35A의 군산 상시 배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7공군은 지난해 7월 군산기지에 있는 F-16 9대를 오산기지로 재배치해 F-16 31대를 보유한 첫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해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25일에는 군산기지에 남은 F-16도 오산기지로 옮겨 두 번째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해 시범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10월 F-16 31대를 보유한 두 번째 슈퍼 비행대대가 창설되면 오산에는 62대의 F-16이 배치되고 군산기지에는 F-16이 남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군산기지에 배치됐던 F-16이 오산기지로 이동하더라도 군산기지는 미 공군의 주요 훈련 및 순환 배치 장소로 계속 운영된다는 게 7공군의 설명이다.
한국 공군도 추가로 도입하는 F-35A 20대를 군산기지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군산기지에서 한미의 F-35A가 함께 작전 임무를 수행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공군은 현재 39대의 F-35A를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도입되는 F-35A 20대는 2027년부터 전력화된다. 공군이 현재 보유 중인 F-35A는 모두 청주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은밀하게 적진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F-35A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체계와 같은 핵심 표적의 사용 징후가 명백한 경우 사용 전 이를 제거하는 대북 킬체인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다만 주한미군 관계자는 F-35A 군산기지 배치에 대해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