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던진 날계란에 얼굴을 맞았다. 민주당은 “명백한 폭행이자 테러”라고 반발했고, 백 의원도 “폭력의 일상화가 벌어지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3선의 백 의원은 마이크를 잡으려던 중 맞은편에서 날아온 날계란에 오른쪽 이마를 맞았다. 주변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삶은 계란과 바나나 등을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던졌고 경찰 기동대가 장우산을 펼쳐 막아봤지만 백 의원에게 날아든 계란 1개는 막지 못한 것. 백 의원은 얼굴과 옷이 계란으로 더럽혀진 채 “솔직히 너무 아프다. 계란이 터지면 괜찮은데, 터지지 않은 것은 너무 아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란을 던진 인물은 곧장 현장에서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계란 세례 이후에도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빨갱이들아”라고 외치다 경찰에 제지됐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 바로 뒤에선 국민의힘 나경원 추경호 김민전 의원 등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 피켓을 들고 맞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계란 투척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헌재가 극우 세력의 물리적 협박으로부터 벗어나 오로지 정의와 법리에 의해서만 윤석열 탄핵심판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헌재 주변부터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당분간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 헌재 앞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을 향해 현장에서의 경찰 대응 방식을 질타했다.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이 문제가 그동안 경찰의 헌재 앞 유튜버, 시위대에 대한 안일한 경비 태세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계란 투척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헌재에 대한 위협 행위를 막기 위해 차벽 사용 및 통행 통제 등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집회 시위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기를 바란다”며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지시했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