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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물가·얼어붙은 소비… 환율 방파제까지 흔들린다

다시 뛰는 물가·얼어붙은 소비… 환율 방파제까지 흔들린다

Posted February. 06, 2025 07:46,   

Updated February. 06, 2025 07:46


1월 소비자 물가가 2%대로 반등했다. 탄핵 사태와 강 달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하자 안정세를 찾아가던 물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1400원대 중후반에서 요동치는 환율을 붙들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면서 경제의 방파제인 외환보유액이 4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작년 10월부터 전년 동월대비 1%대 초중반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는 비상계엄이 있었던 12월에 1.9%로 반등하더니 지난달 2.2%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환율과 국제유가가 동시에 올라 석유류가 7.3% 상승했고, 작황이 나쁜 채소도 4.4% 올랐다.

고물가는 불안한 정국과 맞물려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작년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감소해 2003년 신용카드 때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나 홀로 사장’ 수는 6년 만에 감소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폐업비용을 감당 못해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배달 일에 나선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위기에서 탈출할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커지자 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 인하를 멈췄다. 한국은행도 1.5%포인트인 미국과 금리차가 커져 외국자본이 빠져나갈까봐 금리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 마지노선 1500원선이 위태로워져 수입물가 급등이 걱정이고, 금리를 유지하자니 내수침체를 외면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 환율방어 비용은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방어선인 4000억 달러는 지켜냈지만 외환보유액은 최근 한 달간 46억 달러 감소했다. 정부가 그만큼 달러를 풀었다는 의미다. 격화하는 관세전쟁으로 인해 올해 수출과 무역수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줄어든 외환보유액을 채워 넣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외 경제변수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선 재정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에 동의한다면서도 상대의 책임만 따지며 갖가지 조건을 내걸어 시간만 끌고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추경 편성,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여 환율·물가 안정에 기여할 규제완화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