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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언니, 보고있죠”… 이해인 銀 ‘한국피겨의 봄’

“연아 언니, 보고있죠”… 이해인 銀 ‘한국피겨의 봄’

Posted March. 27, 2023 07:42,   

Updated March. 27, 20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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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여왕’ 김연아(33)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은퇴했다. 하지만 김연아가 한국 피겨에 뿌린 씨앗은 10년가량 지난 올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연아 키즈’의 대표주자인 이해인(18·세화여고)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220.94점(쇼트프로그램 73.62점, 프리스케이팅 147.32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자 사카모토 가오리(일본·224.61점)에게 근소하게 뒤졌다.

김연아 이후로 한국 선수가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해인이 처음으로 10년 만이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6개(금 2개, 은 2개, 동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마지막 메달은 2013년 세계선수권의 금메달이다.

이해인은 지난달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도 210.84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역시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4년 만의 정상 등극이었다. 이해인은 아홉 살 때 김연아가 출연한 아이스쇼를 보고 피겨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해인뿐 아니라 김예림(20·단국대), 유영(19·수리고) 등도 세계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9위를 한 김예림은 그해 ISU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의 그랑프리 대회 우승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김예림은 지난달 4대륙선수권에서는 이해인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유영도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올랐다.

주니어 무대에서도 새싹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 신지아(15·영동중)는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총점 201.9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위다. 같은 대회 아이스댄스에서는 임해나(19)-취안예(22) 조가 은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이 종목 시상대에 올랐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엔 피겨 최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피겨가 질과 양 모두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한국 피겨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도 메달을 기대해 볼 만하다.


이헌재 uni@donga.com